BRAND STORY

2020-11-06

#TREND_패션 채식주의자들
먹는 비건을 넘어선 ‘입는’ 비건 트렌드

 

 

 

 


착한 패션에 빠진 패션계


이제 비건(Vegan)이라는 단어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우리 일상 가까운 곳에 있다. 윤리적인 삶의 일환으로 동물성 음식을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를 뜻하는 비건이 단순 먹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입는 것과 신는 것, 쓰는 것까지 우리의 아주 가까운 일상 속으로 스며들었기 때문이다. 비건 패션은 가죽과 모피, 울 등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고, 동물 학대가 없는 크루얼티 프리원재료를 이용해 만든 옷을 뜻한다. 동물 보호가를 비롯해 비건 패션을 지향하는 사람들은 동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감정과 고통을 느낄 줄 알며 하나의 인격체로서 삶을 영위할 권리가 있다고 본다. 비건과 패션의 조합은 현재 어떤 결과를 만들어냈을까? 동물 학대에 대한 비판 의식이 높아지면서 유명 패션 브랜드에서는 모피로 만든 의류 라인을 중단하거나 퍼 프리를 주장하며 비건 패션 대열에 들어서고 있다. 스텔라 맥카트니는 2016년부터 ‘Fur Free Fur’라는 슬로건 아래 모피 없이도 근사한 옷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비건 패션의 선두주자다. 그녀의 이런 소신 있는 가치관과 캠페인은 소비자들은 물론 다른 디자이너들의 마음도 움직였다.






디자이너들의 퍼 프리 선언



모피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디자이너들이 긴장하고 있을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이미 수많은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모피 제품을 만들지 않겠다는 프리(Fur Free) 선언하고 런던 패션 위크에서는 모피로 만든 옷을 취급하지 는 등 많은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대세인 비건 패션에 편승하고 있는 것이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전 컬렉션 라인에 리얼 퍼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공언했고, 베르사체구찌, 마이클 코어스 세계 유명 패션 디자이너들도 토끼나 친칠라, 밍크 등의 동물 모피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혔다. 실제로 많은 브랜드에서 모피의 매출이 전체로 볼 때 아주 작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코치에게 모피는 전체 사업의 1% 미만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엄청난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들의 이런 행보는 윤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현재의 트렌드에 더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영국의 쉬림프스와 같은 에코 퍼 소재를 사용하면서 세련되고 트렌디한 디자인을 선보이는 브랜드들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신소재부터 업사이클링까지



윤리적인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지면서 한발 나아가 웰론, 신슐레이트 등 리사이클링 소재와 동물성 소재를 대체할 신소재들도 급부상하고 있다. 상상도 못할 친환경 재료들로 이루어진 패션도 있다. 과일이나 식물에서 재료를 얻어 만든 소재들도 있다. 파인애플로 만든 가죽인 피나텍스 소재는 버려지는 줄기와 잎에서 섬유질을 추출한 뒤, 압축 과정을 통해 방화, 방수, 내구성의 기능성을 더한 원단으로 재탄생했다. 휴고 보스에서는 피나텍스 소재를 활용한 스니커즈를 출시하기도 했다.품질 좋은 가죽을 생산하는 패션 강국 이탈리아는 비건 가죽 제작에도 앞서가고 있다. 와인 생산 기업인 비제아에서는 와인 불순물을 모아 와인 가죽을 만들어 화제가 되었다. 일반 가죽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내구성을 자랑한다. 그밖에 버섯과 선인장 등 다양한 친환경 요소들을 섬유화해 패션 소재에 활용되는 일반 가죽 소재만큼의 뛰어난 내구성과 우수한 품질을 자랑한다. 한편, 생산 공정에서 환경 오염을 줄인 제품들도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프라다는 바다에서 수거한 플라스틱 폐기물과 어망 등을 리사이클링한 재생 나일론으로 만든 제품을 출시했고, 노스페이스는 최근 천 만개의 페트병으로 재생산한 겨울 아우터를 선보였다.






모피가 없는 패션의 도시



비건 패션의 성지로 꼽히는 패션의 도시 로스앤젤레스. 최근 비건 패션 위크를 개최한 것은 물론 2023년부터 동물 모피를 생산하거나 거래를 법적으로 금지될 전망이다. 지난 201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동물 모피 제품의 제조와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미국 최초로 승인하면서 이제 LA를 포함한 캘리포니아에서는 더 이상 모피로 만든 옷과 핸드백, 신발 등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동물의 권리를 위한 국제 단체 ‘PETA’ 해당 법안 승인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오늘은 산 채로 가죽을 내놓고 서커스에서 공연해오던 캘리포니아 동물들에게 역사적인 "이라며 캘리포니아의 진보적 우위를 다른 주들이 따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동물 권리 운동가로 활동 중인 엠마누엘 리엔다의 주최로 이루어진 비건 패션 위크는 LA 자연사 박물관에서 윤리적 패션 행보를 위한 기념비적인 이벤트가 되었다. 비건 소재를 사용하는 다양한 브랜드가 참여했고, 혁신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리사이클링 소재들이 런웨이에 올랐다. 메이크업도 동물 실험을 반대하는 뷰티 브랜드의 제품을 사용했다는 후문도 있다. 비건 패션 위크 홈페이지에서는 오가닉 코튼, 큐리티 프리 울과 실크 등 비건 카테고리에 따라 다양한 브랜드들을 만나볼 수 있다